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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전국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우승의 감격을 마음껏 발산하였습니다. 그 동안 축구에 있어서는 변방국가였기에 북받치는
설움에 더 열광했습니다. 아테네에서는 시민들이 밤새 폭죽을 터뜨리며 아크로폴리스 하늘을 붉게 물들였습니다.”
얼마 전 그리스에서 일어났던
감격스러운 상황을 전한 여러 미디어매체들의 필설이다.
유로2004 우승컵의 주인을 가리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결승전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리스의 승리로 끝나자 세계의 모든 언론 방송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변을 얘기했지만 2002년 이맘때 한일월드컵에서 하나됨의 엄청난
힘을 체험했던 나는 그리스의 1차전 승리 후 줄곧 감동적인 결말을 예견하고 마음은 벌써 아크로폴리스에 가 있었다. 그 날도 ‘Acropolis
Live’는 그리스를 향한 혼자만의 응원가였다.
그리스에는 ‘야니(Yanni Chryssomallis)’라는 음악인이 있다. 수년
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그가 말하는 자기의 음악 장르는 ‘Contemporary Instrumental(현대기악)’이다. 키보드 주자 겸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키보드라는 악기를 주역의 자리로 화려하게 등장시킨 대표적인 아티스트인 ‘야니’는 우리나라에서도 커다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가 세계적인 음악가로 떠오른 것은 지난 1993년 9월의 그리스의 유적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로열 필하모닉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함께 펼쳤던 라이브 콘서트와 이듬해 발매된 이 공연의 실황 앨범이 베스트 셀러가 되면서부터일 것이다. 지금부터 10년 전,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 언덕에서 ‘샤다드 로하니(Shardad Rohani)’와 함께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그가
선사했던 감동의 선율들은 아직도 기억 속으로 사라지기를 거부하고 생생하게 다가선다. 건반악기 하나로 인종과 국경은 물론 연령, 언어를 초월해
전세계 음악 팬들을 하나로 묶었던 그가 유로 2004 축구 우승을 계기로 다시 살아난 것이다.
그는 작년에 새 음반
‘Ethnicity’를 발표했다. 여기서 말하는 Ethnicity(민족성)는 특정 국가나 민족의 지역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범세계적인
보편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서’인류는 곧 하나의 세계요. 하나의 민족’이라는 것이다. 또 주목할 것은 이번 음반에는 보컬 곡들이 많은데,
대부분 목소리를 명확한 가사 전달보다는 악기의 일부분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음악은 만국공통어이며 언어를 초월한다’는 명제를 확인시켜주는
음반이라 하겠다.
아무튼 지휘자 Shardad Rohani와 흑인 여성 Karen Briggs의 기립박수가 아깝지 않은 바이올린
연주, 깊고 풍부한 베이스기타의 참 맛을 만끽할 수 있는 Ric Fierabracci의 연주가 보석처럼 빛나는 그의 ‘Acropolis
Live’를 아테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꼭 다시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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